카페알파에서 제가 좋아하는 에피소드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물론 모든 에피소드가 하나하나 무심히 넘겨볼 수 없는 완벽한 작품이지만 ^^ 그중에서 제 개인적 감상으로 좋아하는 에피소드를 몇 편 골라보았습니다.

첫 번째 소개할 에피소드는 우선 예기치 못한 폭풍우로 가게를 잃은 알파씨가 1년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몇 일간의 시간을 그린 총 4회의 에피소드(78~81화 까지) 중 78화 "보라색 눈동자" 편 입니다.

제78화 보라색 눈동자



알파씨가 여행을 떠난 후의 시간에 대해 작가는 의도적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시간의 흐름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작중 알파씨의 독백을 통해서 또는 지명을 통해 대략 유추해낼 수 있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78화 "보라색 눈동자" 편에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알파씨 앞에 나타난 타카히로의 모습을 통해 시간은 예상외로 빠르게 흘러버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1년이란 객관적 시간만을 생각한다면 흘러간 시간은 그리 공감되지 않습니다만, 작가는 타카히로의 (65화 "고개" 편에서의 복선과 함께) 성장한 모습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절절히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성장한 타카히로



이제 할아버지를 도와 가게 일을 하고 있는 타카히로, 변성기를 지나 이성에 대해 사뭇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성숙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카페알파라는 작품에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에 관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어떻게 하면 더욱 명확하게 공감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작품의 성향은 첫번째 에피소드 "카페알파" 편의 대사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물어 가는 인간들의 세상에 대한 관조,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존재"임을 언급하며 시간의 흐름이 작품의 주요 감정선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제1편 카페알파 중에서



제가 이 에피소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작중 알파씨의 감정을 직접 느끼는 것처럼 깊게 공감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알파씨의 표정이 보이시나요. 변화하는 표정속에서 그녀가 느끼는 감정의 순간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 중 예기치 못하게 세월의 흐름을 느껴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을 보았을 때, 과거 좋아했던 연예인의 어리숙해진 모습을 보았을 때, 거울을 보며 하나씩 늘어가는 잔주름과 씨름할 때, 매일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업무의 일상이 따분하다고 느껴질 때, 그렇게 수십년의 무게를 견뎌낸 부모님의 세월이 가슴 깊이 공감될 때.

머리속을 스쳐가는 수많은 기억의 편린들, 과거에 대한 미련과 후회, 현재에 대한 불만과 시련,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나는 그대로 멈취있는데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 같은 소외감. 특별한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자괴감. 이 모든 감정들이 한순간 스쳐갈때의 그 감정들이 이 에피소드의 알파씨를 보며 깊이 공감되었습니다. 어떤가요. 세월의 흐름과 마주한 그 순간의 감정들이 느껴지시나요.

Posted by HIGHMA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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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kysurfr 2011.09.18 0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보다 빨리 늙어가는 강아지를 보고 있을 때, 10년 만에 연락이 닿게 되어 친구들을 만났을 때 세월의 흐름을 느낍니다. 각자의 시간은 이렇게 다르게 흘러가는 구나 하고...
    아직도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는 얼굴만 아는 친척들과, 돌잔치 한다는 나이 어린 사촌의 소식을 들을 때에도 그렇습니다.
    아직도 앞서 가는 이들의 뒷 모습을 보며 망설이고 있는 제 모습을 돌아보게 하네요.

    그리고, 이 페이지의 (감탄 할 수 밖에 없는)후반기 그림체와 (풋풋했던)1권의 그림들을 비교해 봐도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겠네요.^^

  2. Favicon of http://draco.pe.kr BlogIcon Draco 2011.12.06 2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찾아 뵈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www.cafealpha.pe.kr BlogIcon HIGHMACS 2012.07.24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kysurfr// 안녕하세요. skysurfr님.
    이 블로그도 벌써 9년 차에 접어드네요.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skysurfr님께 늘 감사 드립니다. 세월의 속도라는 것은 늘 상대적이지만 skysurfr님의 세월은 충분히 즐기고 보고 느낄 수 있는 여유로운 세월이 되기를 바라 마지 않겠습니다.

    Draco//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폐점 수준으로 방치한 블로그라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앞으로 Draco님의 블로그에도 자주 방문 드리겠습니다. ^^

  4. BlogIcon 행인 2014.06.01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에도 카페알파가 생각나서 찾다보니 이 블로그에 왔었는데 올해도왔네요.
    블로그 활동을 접으신것같지만 매년 좋은글 보고갑니다. 카페알파 작가의 다른 작품도 보고싶지만 정발된게 없네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멋진 작품입니다

  5. Favicon of http://archwin.net BlogIcon archmond 2014.08.17 2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푸근한 분위기는 여전하네요.
    ^^